
양구 DMZ
양구DMZ생태관광협회
김영자 생태관광해설사

“걷다 죽은 귀신인데 뭐.”
1953년생인 김영자 생태관광해설사는 지금도 하루 8km를 걸으며 해설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일찌감치 문화유산 해설사로 활동하다가 DMZ생태관광 해설사 모집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가 신청서를 내밀었다. 그것도 ‘11호 자가용’으로.
‘걷다 죽은 귀신’ 빰치게 잘 걷는 그녀는 9~10월 가을 동안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DMZ 평화의길 26코스를 걸었다.
길이 끊어지지 않았다면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길이자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DMZ두타연 폭포
양구DMZ생태관광은 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의 비극에서 희망을 끌어올리는 여행이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금단의 땅, 비무장지대(DMZ)에서 생태계는 빠르게 회복되었고, 고스란히 보존되고 있다.
민통선 내 두타연의 원시림 생태탐방로와 금강산 가는 옛길, 펀치볼 생태탐방로 을지전망대, 제4땅굴, 양구수목원과 용늪 탐방 등
양구의 생태관광자원이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이유는 모두 여기에 있다.
불쑥불쑥 등장하는 ‘지뢰’ 경고는 많은 것을 함의한다.
분단의 현장인 DMZ는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이 모이는 곳이다.
그 땅을 70년 이상 지키며 살아가는 양구의 주민들은 DMZ가 생태관광의 보고임을 알았다.
처음 양구DMZ생태관광협회가 구성된 것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본격적인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2023년에 양구군 생태관광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이후였다.
2024년 생태관광 육성 및 활성화 지원사업 심의가 통과되면서 (사)양구DMZ생태관광협회가 사업을 맡게 되었다.
본격적인 운영을 위해 생태관광해설사를 모집해 교육했고, 김영자 해설사가 그중 한 명이다.
“여러곳을 다녀봐도 양구생태관광지만큼 청정한 곳은 드물어요. 그대로 잘 보존하고 활용하다가 후대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반종수 사무국장의 뜻대로 협회 회원들은 인공습지 위에 조성된 한반도섬을 보존하고 가꾸는 환경정화 활동, 희귀조류보호 새집설치, 어린이 곤충체험 등에 참여하고 있다.

(왼) 곰취채취체험 / (오)한반도섬 곤충채집
양구는 강원도에서 가장 인구가 작은 군이지만, 한반도의 정중앙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반도 배꼽’이라고도 부른다.
배꼽이 생명과 연결의 흔적이듯, 양구에는 많은 연결의 흔적이 있다. 펀치볼 야생화 공원에서 천연 원료로 화장품을 만들기, 곰취를 채취해 떡 만들기, 짚풀공예와 백자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생태관광 자원 외에도 양구인문학 박물관, 박수근 미술관, 양구 백자박물관, 양구근현대사 박물관 등 방문할 곳도 많다.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 평화에 대한 염원은 양구의 DMZ생태관광에 스며들어 있는 또 다른 연결의 흔적이다.

DMZ두타연 생태탐방
생태탐방 중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코스는 DMZ 평화의길 26코스에 속하는 두타연 트레킹이다.
민간인출입통제선 구역 내에 위치에 있어서 정해진 시간 내에 출입하고 퇴장해야 한다.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하고, 트레킹 중에는 GPS 목걸이를 착용해야 한다.
이렇게 까다로운 출입절차를 거쳐 실제 현장에 발을 딛어야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다.
피의 능선이라고 기억될 정도로 치열했던 전쟁터에서 산화한 군인들을 기리는 양구 위령비 앞에서 숙연함을 느끼고 나면
이 고장의 모든 것이 애틋하고 소중해진다.
그래서 김영자 해설사는 말한다.
“문화보다 생태가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생태가 있어야 문화도 역사도 있는 것이니까요.”
기후 위기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휴전선이 그어진 그해에 태어난 어른이 하는 말이다.

양구(楊口)는 버드나무 양자와 입구 자가 합쳐진 이름이다.
4월에 흐드러진 수양버들벚꽃이 마치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같다는 김영자 해설사는 결혼 후 남편의 고향인 양구로 왔다.
‘공장 하나 없는 마을’이 뜻하는 변방의 삶이 고즈넉했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서 후회 없는 삶이었다’라고 말했다.
1977년부터 반세기 가까이 양구에 살면서 가장 감사하는 것은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주는 건강함이다.
금강산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 그 물로 키워낸 양구의 청정한 농산품은 양구가 주는 보상이자 선물이다.
그래서 양구의 농작물은 ‘명품’의 꼬리표를 달고 수도권으로 실려 간다.
여기에 더해 지역의 해설사가 주는 현실적인 팁 하나. 생태관광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지원금을 활용하면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양구의 역사와 문화, 생태를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자연을 보러 왔다가 평화를 염원하게 되는 곳, 양구로 들어가는 입구는 늘 흐드러진 꽃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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